오늘도 대기오염지수를 확인하는 것으로 베이징의 하루를 시작한다. 중국의 환경오염은 더 이상 생산요소의 무한정 투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오죽하면 지난해 11월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대기오염을 줄이겠다고 승용차 주행 규제는 물론이고 공장 가동까지 중단했겠는가.

그동안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고 양적 확대에 주력해왔던 중국이 질적 성장으로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중국정부의 정책의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사자성어가 바로 등롱환조(騰籠換鳥)다. ‘새장을 비우고 새로운 새를 채워넣겠다’는 뜻이다. 특히 환경분야에서 맑은 공기를 되찾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이 강하다. 중국 정부는 이제 인건비 절감을 주목적으로 하는 외자는 몰아내고 친환경 첨단기술 외자만 들이겠다고 한다.

새해 들어서도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 및 환경보호 정책들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 세무당국이 환경보호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과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또한 적지 않기 때문에 실현 여부와 과세대상에 관심이 쏠린다. 또한 ‘에너지 효율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제도가 시행된다. 이는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제품이나 기업을 선정해 ‘퍼스트 무버’라는 라벨을 부착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오염물질 배출공장에 대한 벌금상한선이 금년부터 없어져 공익소송을 통해 막대한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게 되었다.

부디 이런 정책들이 실효를 거둬 ‘메이드 인 차이나’ 미세먼지로 인한 우리 국민의 고통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미래발전에 비관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고속성장에 따른 환경문제를 비롯해 과잉설비, 과도한 부채, 부동산 거품, 사회양극화 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기우가 아닐까. 시진핑은 ‘등롱환조’를 넘어 ‘봉황열반(鳳凰涅槃 봉황이 죽었다가 부활한다)’의 개혁을 통해 ’팍스 차이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개혁가 시진핑에 대한 중국 인민의 믿음과 기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전면심화개혁이 성공한다면 그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을 잇는 역사적 지도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용섭 중국 사회과학원 초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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