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헌서 광주전남지방병

우리나라의 병역제도는 긴 역사만큼이나 다양하며 시대에 따라 수많은 변천과 보완을 거쳐 발전하여 왔다.

고려 목종 때 완성된 병제(兵制)에 따라 16세 이상 60세 이하의 정상적인 모든 남자에게 군역의 의무가 부과되면서 비로소 국가에 대한 군역(軍役)이 시작 되었고, 조선 초기에는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군역의 의무를 져야 하는 국민개병제였으나 후기 사회에는 차차 신분제가 확립됨에 따라 지배 계층은 사실상 군역에서 제외되고 군역을 져야하는 양민들의 부담이 가중돼 국방력의 약화와 신분제도의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국민개병주의(國民皆兵主義)에 입각한 현대의 우리나라 병역(兵役)제도는 1949년 8월, 프랑스 등 대륙법제에 따른 일본의 병역제도를 도입하여 체계적인 병역자원의 관리와 의무부과를 목적으로 하는 최초의 병역법이 제정되었고, 6·25전쟁 이후 1957년에는 철저한 국민개병주의를 실현하는 제2차 전면개정과 60여 년 동안 병역법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쳐, 최근에는 현역병에 대하여 중요한 작전이나 훈련, 연습 등의 수행으로 인하여 본인이 원하는 경우 전역을 보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의 제85차 병역법 개정으로 오늘날의 병역(兵役)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 안보상황에서의 병역의무 이행은 가장 중요하고 국민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노블레스 오블리주’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6·25 전쟁 등 숱한 현대사의 국가 위기에도 지금의 경제대국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병역을 성실하게 이행한 사람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렇듯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였으나 이분들이 긍지와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병무청에서는 말없이 희생과 헌신으로 나라를 지켜낸 분들을 우대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2004년부터‘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명문가(名文家)란 신분이나 지위가 높고 학식과 덕망을 갖춘 훌륭한 집안을 이르는 말인데, 병무청에서는 3대(조부, 부·백부·숙부, 본인 및 형제·사촌형제)가 모두 현역복무를 마친 가문에 대해‘병역명문가’의 긍정적 의미를 우리 사회에 확산시켜 병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고하고자 실질적인 우대방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4년부터 시작한 ‘병역명문가 찾기’를 통해 지난해까지 총3,431가문의 병역명문가가 선정되었고, 이 분들의 가문에서 16,885명이 병역을 성실히 이행했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에 대해서는 매년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개최하여 병역명문가패와 증서를 수여하고, 병무청 홈페이지 ‘병역명문가 명예의 전당’에 영구 게시한다. 또한, 병적증명서 발급 시 ‘병역명문가’를 표기하게 되며, 국․공립시설 이용료 등의 면제․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병역명문가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의 병역명문가 예우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고, 조선대학교병원, 광주기독병원 등 민간병원과도 진료비 할인 협약을 맺고 있다. 또한, 병역명문가 제도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병역명문가를 상대로 인지도, 필요성, 만족도 등에 대한 설문을 매년 실시하여 미흡한 점과 개선할 점을 다음연도 병역명문가 선양사업 계획에 반영하는 등 국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병무청은 6·25 전쟁과 국가위기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한 분들이 진정으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더 나아가 젊은이들이 병역이행에 대해 의무로만 여기는 것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성역으로 인식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

올해에도 2017년도 병역명문가 찾기 행사는 ‘나라지킴이 3대 가족! 병역명문가를 찾습니다’라는 구호와 함께 2월 10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으며, 3대 가족을 확인할 수 있는 제적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등과 함께 신청서를 지방병무청으로 방문하거나 우편 또는 팩스도 가능하다. 3代 모두 현역의 병·부사관·준사관·장교 복무 등을 명예롭게 마친 가문은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특히, 올해는 병역명문가 표창가문을 지난해 20가문에서 24가문으로 확대하였고, 군 복무 중 겪었던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스토리 가문’도 별도로 선정하여 표창할 계획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 많은 청년들이 국가를 위해 전·후방지역에서 추위와 싸우며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 병무청에서는 우리 사회 전반에 병역이행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고 성실하게 병역을 마친 사람이 명예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병역명문가 찾기 사업 등 병역 이행자를 위한 선양사업을 발전시켜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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