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주(전 시민의힘 운영위원장)
고희주(전 시민의힘 운영위원장)

다산 정약용 선생이 지은 ‘목민심서’는 다산이 조선 순조 때 천주교 박해로 전라도 강진에서 18년간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 저술한 책이다. 이 책은 관료와 목민관의 바이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민관은 백성을 다스려 기르는 벼슬아치라는 뜻이다. 특히 고을의 원이나 수령 등 외직 문관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목민심서 제2편 율기 육조 청심 편을 보면 “청렴은 공직자 본연의 의무이며 모든 선의 원천이고 모든 덕행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고 공직생활을 제대로 한 사람은 아직 없다”라고 했다. 공무원의 일거수일투족이 국민의 모범이 되지 않고 자신에게 관대해서는 안 됨을 일러주는 교훈이다. 

특히 제4편의 애민에서 다뤘던 내용이 감명 깊은 교훈을 주고 있다. “목민관은 백성과 가장 가까운 직책이기 때문에 그 임무가 중요하므로 청렴과 절검을 생활신조로 명예와 부를 탐내지 말고, 뇌물을 받지 말아야 하며, 백성에 대한 봉사 정신을 바탕으로 백성을 사랑하는 애휼 정치에 힘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산은 또 “목민을 잘하는 자는 반드시 인자해야 한다. 인자하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청렴해야 하고, 청렴하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검소하고 아껴 쓰니 절용이란 곧 목민관이 먼저 힘써야 하는 것이다”라고 목민관의 덕목을 말했다. 그러면서 “천지가 만물을 낳아서 사람으로 하여금 누리고 쓰게 하였으니, 한 물건이라도 버림이 없게 한다면 재물을 잘 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재물 절약의 철학을 제시했다. 따라서 자치단체의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공직자들은 국민 혈세를 아껴 써야 한다. 

다산은 무위무능하고 부패한 군주나 목민관은 백성이 바꿀 수 있다는 가히 혁명적인 개혁 사상도 주창했다. 관리의 부정과 토호의 작폐를 질타하고 지방 관헌의 윤리적 각성을 촉구한 목민관의 자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공정사회 구현과 상당 부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여 년이 흐른 지금 다산의 사상이 세간의 주목을 끄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지방선거 입지자는 자신이 지역 발전에 필요한 적임자인지를 냉철하게 따져보고 청렴도와 도덕성이 떨어지면 즉시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 주민 갈등을 줄이고 망신도 피할 수 있다. 

특히 자치단체장들은 "머물렀던 자리에 향기를 남기지는 못할망정 구린내를 남겨서야 되겠느냐"는 다산의 꾸짖음을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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