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홍(전남과학대학교 교수)
안태홍(전남과학대학교 교수)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의 표로 지도자를 선출한다.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월 1일 치러진다. 광역시장·도지사를 비롯해 시장·군수·구청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등을 동시에 선출하는 지방선거에는 많은 예비후보들이 등록했다.

지방자치단체장선거는 1995년 처음 실시한 이래 30년이 다 되어 간다. 해가 거듭될수록 자치단체장의 권한과 기능이 더 커지고 막중해지고 있다. 주민의 위임을 받은 4년간은 본인의 큰 과오가 없다면 안정된 신분보장 속에 지역발전을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치단체장을 꿈꾸는 예비후보들에게 몇 가지 사항을 강조하고 당부하고 싶다.

첫째, 자치단체장은 그 지역과 조직의 최고경영자(CEO)인 동시에 최고의 리더이다. 계층적 조직 구조 속에서 조직원들에게 지시와 명령을 내리고 조직원들을 잘 복종케 하는 일방적·권위적 관리자가 아닌 지역과 조직의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 주민의 애로를 듣고 상담·해결하는 ‘컨설턴트’, 조직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코치’, 그리고 모르는 것을 깨우치고 알려주는 ‘멘토’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민과 조직 구성원의 맹목적인 복종이나 무관심이 아닌 헌신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조직 관리와 운영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관점과 깊은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자치단체장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찰이다. 물론 지역이 처해 있는 상황, 현안, 본인의 구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자치단체장의 기능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은 지역과 조직의 나아갈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과 관리를 통해 주민과 직원들의 참여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 계획한 지역발전과 조직 관리의 목표와 성과를 달성하고 창출하는 것이다.

셋째, 조직의 훌륭한 CEO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훈련과 연마, 그리고 엄격한 절제와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오늘날 리더는 전문가가 돼야 한다. 업무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전문적인 지식이 있을 때 리더로서의 권위가 확보된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창조하는 ‘훈련 마인드’와 ‘창조적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아는 만큼, 배운 만큼 발전하고 혁신하기 때문이며,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최고로부터 배워야 하며, 그래야만 자기 광역시·도, 또는 시·군·구를 전국 최고, 전국 유일의 으뜸 자치단체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사 생활에 있어서 윤리성과 청렴성이다. 이것은 지도자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자 자질이다. 도덕성에 발목이 잡히면, 임기 내 어떤 일도 소신 있게 추진할 수 없고 지역 주민과 조직원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없을뿐더러 자기 자신과 자기 조직 모두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것은 한 개인의 몰락인 동시에 그 지역, 전 국민의 비극이다.

21세기는 지방이 곧 국가이며, 도정·시정·군정·구정이 바로 국정이며, 국가의 경쟁력은 도시의 경쟁력, 즉 지방자치단체 경쟁력의 총합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이 선출될 자치단체장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더 절실하고 긴박하다 하겠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자치단체장으로 뽑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지연, 혈연, 학연을 선호하는 정파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진짜 중요한 지도자 덕목을 간과해왔다. 지도자는 지도자다워야 하고, 유권자는 그런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좋은 자치단체장을 가진다는 것은 한 지역의 행운인 동시에 전 국민의 축복이며, 성공적인 지방 행정의 수행은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로 만드는 첩경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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