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사무총장(안병하기념사업회)
이주연사무총장(안병하기념사업회)

경남 거창 고제에 갔다. 거창귀농학교장, 아시아1인연극제 이사장, 거창그루매니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대수 선배를 만났다. 서울에서 손님이 와계셨다. 남민전 전사와 참교육학부모회 활동가들이었다. 근사한 인연을 지었다. 쌍문벗들이라 칭했다. 사진작가 장승호 선배께서 좋아하시겠다.

경남 합천으로 이동했다.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관련 학술회였다. 지켜보노라니 분노가 치밀었다. 호통을 쳤다.

“이완용은 있는 나라를 팔아먹고,

이승만은 없는 나라도 팔아먹더니

이제는 역사까지 팔아먹는 도적놈들이 창궐하는구나.

오늘 너희의 민낯을 보았으니

역사는 너희를 매국노라 영원히 기록할 것이다.”

국립나주박물관에서 일본 사학자들을 초빙하여 학술회를 했다.

“고대 일본 야마토 왜의 식민지였던 임나4현은 영산강 유역이었다.”

일본 사학자들의 주장에 한국 강단사학계의 반응이 놀라웠다.

“무슨 소리냐, 고대 일본 야마토 왜의 식민지였던 임나4현은 섬진강 유역이다.”

일본 사학자들은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만 우리 역사를 송두리째 일본에게 넘겨주려는 한국 강단사학자들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뇌구조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그들의 조국은 대일본제국인 듯하다. 조선총독부 사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자국(일본)의 사학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서로 여기지 않는 일본서기를 유독 한국의 강단사학자들만 신봉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일본서기에 근거한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저지를 위해 단체가 구성되었다.

「식민사관으로 왜곡된 가야사 바로잡기 전국연대」

약칭 「가야사바로잡기전국연대」다. 동지들과 의병의 고장 경남 의령으로 향했다. 대국민 호소, 문재인 대통령 면담 추진, 100만헤시태그운동, 17개 광역시도별 조직 구성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경중완급을 구분하여 추진하기로 했다.

다시 거창으로 향했다. 한대수 선배께서 13일에 다시 오라고 한다. 김원웅 광복회장의 특강이 있다고 한다. 7일부터 9일까지는 아시아1인연극제가 펼쳐진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하늘춤꾼들과 하늘소리꾼들이 온다. 거창이 거창한 하늘축제를 펼친다. 그들의 춤과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내 영혼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에 젖어든다. 거창의 유혹이 주말을 흔들겠다.

산청으로 향했다. 가야사바로잡기전국연대 아사달 사무처장과 합류했다. 경남연대 출범일을 확정했다고 한다. 친일인명사전 전국 초중고 보급운동 중에 가야사 바로잡기에 우선 순위를 두었다. 참 수고가 많은 분이다.

구례에서 정희곤 선배를 만났다. 건강 때문에 퇴직 결정을 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가야사바로잡기 광주연대와 전남연대를 조직하기 위해서는 정 선배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심부름만 하려고 했는데 동행할 듯하다.

가야사바로잡기 전국연대 이용중 운영위원장. 이 위원장께서는 전교조 제주지부장을 9년 동안이나 역임했다고 한다. 10년의 해직까지 더하면 20여 년을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신 것이다. 아이들 건강을 위해 20년 동안 공부했다고 한다. 「아이건강연대」 대표직을 수행한 이유다. 그런데 퇴직 후 쉬시지도 못하고 다시 하늘을 날아다니신다.

“유튜브를 통해 순천향대 이덕일 교수님의 강의를 보았습니다. 부끄러웠어요. 내가 아이들을 잘못 가르쳤다는 자괴감이 생겼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집사람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야사운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더 이상 부끄러운 조상이 되어서는 안 되잖아요.”

필자 또한 부끄럽고 송구했다. 이용중 위원장님을 모시고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야사바로잡기전국연대 대외협력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인생의 또 한 분의 이정표를 만났다. 많은 가르침을 받을 듯하다.

이용중 위원장님의 소개로 정해직 선생님을 만났다.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에서 마지막 결사항전을 하신 분이다. 시민군 민원부장이었다. 초등학교 새내기 선생님이셨다. 광주 금남로에서 계엄군의 만행을 보고 방관할 수 없었다고 하셨다. 그 후과는 컸다. 고문을 당하고, 해직을 당했다. 복직했지만 전교조 활동으로 다시 해직을 당하셨다. 해직 기간이 짧지 않아서 연금을 받지 못한다고 하셨다. 고문 후유증으로 운신이 불편하셨다. 고 김근태 의장과 비슷한 증상이셨다.

우리가 몰랐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혹한 실상을 그려낸 장편소설 “나비, 날다” 북콘서트장으로 향했다. 조선대 후문 꼬봉카페였다. 전 KBC 윤사현 편성국장께서 반갑게 마중해주셨다. 꼬봉카페 주인장이시다.

“할머님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너무 슬프고 너무 아팠습니다. 미국에서 출간한 이후 펜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펜을 들면 제 몸에 수 천 개의 바늘이 돌아다니면서 찌르는 고통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위안부 할머님들의 고통이 제 몸으로 체현된 듯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출간이 수 년 동안 늦어진 것입니다. 「역사를 기억하는 모임」 회원들의 격려와 위로가 있었기에 오늘과 같은 북콘서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산콘서트를 경유해서 왔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너무나도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았다. 꼭 탐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근사한 분을 만났다. 시각디자이너이자 캘리그라퍼 김정기 작가다. 언제든지 연락만 주면 최대한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하셨다. 안병하 치안감에 대한 존경의 일단이었다.

“민주경찰 안병하,

경찰은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눌 수 없다,

안병하기념사업회,

가야사바로잡기전국연대

안병하 치안감, 80년 5월 그가 있어 광주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도 외롭지 않았다” 등을 써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최서연 사무국장도 만났다. 매우 진취적이고 쾌활한 분이셨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역사를 체험시켜주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장 목사님도 뵈었다. 법원 근무 중 권력에 희생된 분이다. 고문 후유증이 뒤늦게 찾아오고 있다고 하셨다.

공감대가 느슨해지고,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공감의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우리는 비극의 역사와 다시 마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다. 역사가 과거가 아니고 현재라고 설파하는 이유 말이다. 역사가 미래로 가는 열쇠이기도 하다. 역사에 천착하지 않으면 현재도 미래도 암울해지는 이유다. 정치선진국에서 검찰 출신이 대통령이 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독재다.” 고금의 진리다.

화순 백아면에서 전일빌딩245를 경유하여 송정역으로 이동 중에 은미희 작가의 말씀을 들었다. 공통적 화두와 공감대가 느껴지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특히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지 않았다. 소중한 인연이다. 소통하며 많이 배워야 할 듯하다.

“5.18은 저에게 너무 아픈 상처입니다. 차마 꺼내어 살펴보기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살펴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시민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혹여 시간이 되시면 “민주경찰 안병하 치안감”을 소재로 소설을 써달라고 부탁드렸다. 안병하 치안감 유족이 소외당하고 힘들어 할 때 함께 동행해주신 분들이다. “역사를 기억하는 모임” 회원 여러분께 거듭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안병하 치안감 아드님 안호재 대표(안병하인권학교)께서 오셨다. 사무국장과 사진을 정리했다. 부분적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서로 소통하며 홈페이지를 정리하자고 했다. 안병하 치안감의 삶의 흔적이 역력히 새겨져 있는 사진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안병하기념사업회 구성원들은 모두가 자원봉사자들이다. 각자의 재능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 김용인 회장께 연락드렸다.

“12월 2일, 목요일, 오후 6시에 민주경찰 안병하 치안감 추모음악제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주관은 안병하기념사업회인데요, 후원단체로 동행해주실 수 있겠는지요?”

“아, 그럼요. 당연히 그래야지요. 여러분께서 수고가 많으십니다. 우리 안병하 선배님을 추모하고, 기억하고, 정신을 계승하려고 하는 노고에 찬사를 보냅니다. 안병하 선배님이 계셔서 광주경찰 나아가 대한민국 경찰의 존재 이유가 거듭났습니다. 참 고마운 분입니다. 어디에서 하시지요?”

“광주광역시 서구문화센터입니다.”

“그렇군요. 저도 참석하겠습니다. 우리 광주와 전남 경우회에도 알려서 많은 분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참 고마운 분이다. 회장으로 당선되셔서 가장 먼저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으셨다. 경찰묘역 안병하 치안감을 참배하고, 유족께 인사를 드린 분이다. 안병하 치안감에 대한 예우가 격상되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경찰청의 미온적 태도다. 참고 지켜보겠지만 자신들의 영웅이자 선배에 대한 예우에 소홀함이 있다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경찰청의 대오각성을 바란다.

오늘은 다소 쉬어가야 할 듯하다. 안호재 대표와 함께 영산강 억새와 시절을 희롱하는 건들바람과 손돌바람들과 노닐고, 보자기에 들러 최 대표님의 화사한 미소도 엿보고, 시간되면 백양사 뒷 산 백암산도 구경해야겠다. 부인 최유미 씨의 간병에 지쳐 있을 안호재 대표께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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