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이기’로 불리는 자동차는 우리생활의 필수품이 되어 큰 편의를 가져다주었지만 순간의 실수나 부주의 때문에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엄청난 사회·경제적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통계는 우리나라의 교통문화 수준이 얼마나 후진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각국의 교통사고 비교자료로 흔히 쓰이는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우리나라가 2.2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OECD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영국 0.5명, 독일이나 가까운 일본의 0.6명에 비하면 3배 이상 웃도는 참으로 부끄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지난 2015년 1년간 우리나라에선 무려 23만2천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4천600명의 사망자와 35만명의 부상자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88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13명이 사망하고 960명의 부상자를 양산한 셈이다. 우리 모두가 자동차 생산국 5위, 경제부문 세계 10위권을 앞세워 자랑했지만 정작 국민복지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교통안전은 아직 갈 길이 먼 실정이다.그렇다면 우리 교통문화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교통사고를 감소시켜 국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을까? 흔히들 기초질서를 보면 그 나라의 국민의식을 판단할 수 있다고들 말한다. 교통선진국으로 불리는 영국, 스웨덴, 일본 등에서는 하나같이 운전자들이 보행자를 배려하고 교차로나 비좁은 도로에서 다른 차들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행자도 질서에 맞게 도로를 건너는 등 준법행동이 몸에 배 있다는 것이다.미국 운전자들은 어디든 멈춤 신호(stop sign)가 있는 곳이면 완전히 차를 세우고 좌우를 살핀 후 출발한다. 사거리에서는 진행방향에 관계없이 먼저 온 차가 먼저 출발한다는 약속이 철저히 지켜진다. 차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러시아워에도 교통순경 없이 질서를 찾는 비결이다. 앰뷸런스나 소방차가 지날 때면 모두 길 한쪽으로 차를 세워 긴급차량이 먼저 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이 같은 선진국들의 교통모습은 모두 자발적이며 이런 곳에선 하나같이 교통사고율도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정부도 교통질서 확립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교통사고 줄이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 경찰의 계도나 단속활동도 교통질서 확립을 위한 중요 요소이지만, 무엇보다도 국민들 스스로 지키는 교통질서야 말로 우리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나침반임을 깨달아야 한다. 배려하고 양보하며 질서 있게 운전하고 보행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만 교통문화 선진국으로 나갈 수 있다.선진국의 교통문화도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늦었지만, 우리도 올바른 교통안전 습관을 중시하는 사회풍토로 가꿔간다면 교통질서 선진국을 앞당길 수 있다. 기초질서는 모두에게 편하고 유익하다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은 필수다. 시민 의식변화를 위한 관계기관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홍보와 교육, 관심 유도도 뒤따라야 한다. ‘나만 먼저 가겠다’는 이기심,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하는 타성은 우리 교통문화의 가장 큰 적이다. 이제 운전석에 오르면 안전벨트, 조급함 대신에 제한속도와 교통신호만큼은 꼭 준수하자! 질서는 지키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지만 안 지키면 모두에게 불이익이 간다는 점을 새삼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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