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은 깨지고 사람들은 흩어졌다. 소음이 커진 것 침묵 탓이다. 사회적 억압은 견고해졌지만 실체는 없다. 삶은 작아졌고 초라해졌다. 공룡의 마지막 숨이 끊어지듯, 우리의 신념마저도 위태롭다. 고개 숙인 학생이 교실과 강당에 넘쳐나는 순간 밥벌이마저도 쉽지 않다. 성적은 더 이상 신화적 가치가 아니다. 이제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는가?

대안이 필요하다. 마지막 신화는 통찰력, 지혜, 정의감, 너그러움, 용기, 창의성을 이야기해야한다. 경쟁적 가치를 버리고 대안적 가치를 위한 지식충전을 시작해야한다. 전환기, 혼란스러운 시점에서 우리가 공부해야하는 이유이며 해와 자유대학의 꿈이다.”

- 「해와 자유대학 선언」

복합문화공간 해와(광주광역시 동구 의재로 109번길 / 북구 호동로 9번길)는 일상과 정치, 그리고 사회의 미학화를 꿈꾸며 인문도시 광주를 위한 자유대학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미학, 인문학, 역사, 문학, 그리고 정신분석학의 담론의 장을 열어, 지적 사유의 공간으로서 그리고 인문도시의 발화지점으로서 해와는 새로운 판의 중심에 있고자 합니다.

해와 자유대학은 ‘퇴근 길 자유대학’이란 별칭으로 시작하며 광주의 제 2예술의 거리인 운림지구에서 강좌를 진행하며 일회성이 아닌 지속강좌 형식으로 등록을 받고 있습니다. 개강은 매 분기(3, 6, 9, 12월) 넷째 주입니다. 오는 6월 넷째 주부터 자유대학 여름학기가 시작됩니다. 수강신청은 6월 2일(월)부터 20일(금)까지 해와 홈페이지 공지사항(http://www.haewaspace.com/)에서 할 수 있습니다.

해와 자유대학의 강좌는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지식강좌와 기타 다양한 문화강좌로 구성됩니다. 지식강좌는 미학, 인문학, 역사, 문학으로 마련됩니다. 먼저, 미학과 인문학 통섭 강좌는 ‘미학이 꿈꾸는 아름다운 삶’, ‘인문학으로 숨을 쉬다’라는 타이틀로 지난 3월 봄 학기에 개강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구용 교수(전남대 철학과)가 강좌 및 토론을 진행합니다. 미학과 인문학에 관한 12회기 기초강좌는 전남대철학연구소 연구원들의 진행으로 개설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여름학기에는 역사와 문학에 관한 기초강좌도 처음 개설되어 더욱 폭넓은 지식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와 자유대학 여름학기 문화강좌는 정신분석학, 시네필로, 공연치유, 구르지예프 명상, 바리스타 과정으로 마련됩니다. 먼저, 정신분석강좌는 행복한 삶을 위한 자각과 무의식의 이해를 통해 일반인이 보다 쉽게 정신분석학에 접근할 수 있어 지역사회에 흥미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봄학기에 처음 시작한 ‘시네필로’는 영화를 보고 영화를 즐기는 미학적, 철학적 공유입니다. 매학기 12편의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 속에 담겨진 인문학적 사유를 음미해봅니다. 또한 ‘공연치유’는 연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자기분석에 도달하는 마음의 여정입니다. 심리극과 정신분석이라는 두 개의 마당에서 자신의 운명에 대한 도전을 행하고 또 다른 운명을 탐색하는 치유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구르지예프 명상’은 행위 속에서 이루어지는 명상 방법입니다. 춤이라는 예술형태와 지식 전달의 언어적 요소를 통해 몸과 마음, 생각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되는 내적인 변형을 경험하게 됩니다. 해와 바리스타 과정은 에스프레소 기반 음료 제작 및 핸드드립을 실습하며 7월에 개강합니다. 이밖에도 해와 자유대학에서는 7월 중 작가 황재형을 초청하여 그의 예술적 업적과 철학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한편 해와문화예술공간은 커피홀릭을 위한 카페, 국내외 유명 작가를 초청한 갤러리, 게스트하우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문화도시로서의 광주의 위상에 작은 역할을 보태고 있습니다. 문화의 도시 광주에 문화가 없다는 문화소비주의자들의 자조와 패배의식 속에서도 광주는 여전히 담론의 시작점이며 문화의 창조지점에 있음을 해와는 믿고 있으며 퇴근길에 술잔을 부여잡기보다는 가슴 뛰는 공부를 함께하고자 합니다. 성공에 대한 신화를 유지해온 경쟁적 가치체계, 그리고 우리시대의 주류 담론이 더 이상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을 때, 해와는 대안적 담론의 장에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일상에서의 자각, 정치에서의 자각, 사회구조 속에서의 자각으로부터 잃어버린 우리의 신화, 빼앗긴 삶의 신화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러므로 해와는 우리 시대 거대 담론에 대한 저항에서 시작하여 시대적 한계 안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넘어설 것이며 새로운 시대정신과 담론의 발화점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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