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조 사실과 과학 대표

1. 한국인은 얼마나 행복한가?

한 나라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체계가 복합 중층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작동하고 있다.

여러 체계의 중심에 서 있는 인간은 독립 변수이기도 하고, 종속변수이기도 하다.

궁극적 목표는 그 체계의 운용주체이자 수혜의 대상이어야 할 인간의 행복이다.

우리나라의 사회체계에서 우리 한국인은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정확히 조사된 바는 없지만 OECD 36개 국가 중 30위권으로 보인다.

출산율 최하위, 자살율 1위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경제는 10위권을 넘보다가 15위권을 버티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크게 진단하면 한국인은 행복하게 사는 법을 공부하고 있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길을 가려고 하지 않고 있다.

한국인은 지나치게 욕심이 많고, 버릴 줄을 잘 모른다. 홍익인간을 건국의 이념으로 삼았지만 타인을 기쁘게 하여 자신이 행복해짐을 잘 모른다.

양보와 배려는 낮고 타인을 이해하는 힘도 약하다. 잃어버린 물건이 되돌아오는 확률도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원래 한국은 공감의식이 비교적 매우 높은 나라였다. 지금은 자신과 정치적 견해나 주장이 같은 사람끼리만 공감한다.

내가 자주 들르고 있는 고창군 고창읍 월산마을 인근에는 은퇴한 노인 분들이 모여 사는 시니어 타운이 있다.

얼굴은 아직 처녀 같고 날씬한 몸매의 75세 최 애숙 씨는 말한다.

최 씨는 춘천이 고향으로 무용교사 출신이다.

“시설도 좋고, 공기도 좋고, 집값도 낮고, 물가도 싸고, 온천도 있고, 골프장도 있고, 다 좋습니다. 식당 음식도 맛있습니다.

딱 한 가지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길 까합니다.

이 곳은 전라도 연고가 40%, 다른 지역 분들이 60% 정도 됩니다. 전라도 분들의 정치적 견해가 너무 완고해서 대화가 자주 끊깁니다. 이웃사촌이 안 됩니다. 그래서 떠나려고 합니다."

지금 한국은 경제체제는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다가 휘청거리고 있다.

우리는 세계 모든 국가와 견주어 볼 필요는 없다. 걸핏하면 베네주엘라를 들먹이나 우리나라와는 민족의 특질부터가 현격한 차이가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구성원들이 우수한 나라이다. 남미의 강국인 브라질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우수한 민족이다.

OECD 국가 36개국의 분야별 현재 성적표(런닝스코어)를 매겨볼 필요가 있다.

분야별, 과목별로 A학점부터 B,C학점, 그리고 형편없는 분야는 F를 줄 수도 있겠다.

한국은 한국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 분야에서는 B학점이다. 사회체제의 중요한 요소인 의식분야는 B와 C의 중간이다.

문화적 수준은 B학점이다. 손으로 하는 양궁은 A학점이고 축구는 C학점이다.

악착같고 근면하기는 단연 A다.

교육열은 A이나 교육 수준은 B와 C의 중간이다.

사람의 의식 중 자신의 삶의 행복과 불행을 가르는 중요요소인 감사해하고 만족해하고 행복을 느끼는 감성은 C학점이다.

불행하게 만드는 주범인 남을 猜忌 원망하고 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고 남을 미워하는 정도는 C+다.

전반적으로 경제 성장, 소득 등 객관적 지표는 B 수준이나, 주관적 심리적 요소 지표는 C이다.

한국 정치에서 늘 쟁점인 평등지수는 경제지표 상만으로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심리적으로 불평등을 느끼는 정도가 커서 선거의 이슈가 된다. 불평등하다고 외치면 득표를 하기에 매우 유리한 전략이 된다.

한국 경제는 외부환경 변화 영향이 크다.

그것은 한국 경제구조가 주로 무역 수출에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영향도 크고 일본과는 이익을 주고받는 동반자적 관계에 있다. 전망이 어둡다.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또 세계 경제흐름이 수축기다. 여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의 전환이 경제 환경을 극도로 악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위기와 위협요인을 잘 대처하는 능력은 국민의 대응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을 리드하는 정치와 행정시스템이다.

원래 한국은 싱가포르 정도는 아니어도 인적 자원의 우수성으로 승부해야 되는 나라이고, 나라를 도약시키는 클린업 트리오가 ‘국민통합의 힘과 근면성, 높은 교육열로 이루어진 우수한 인적 자원, 뛰어난 정치행정 시스템’이어야 했다.

역사상으로 볼 때도 세 타자가 강할 때는 나라가 흥했다.

그러나 세 가지 힘이 발휘되지 못할 때는 나라가 몰락했다.

外憂 보다는 內患이 컸다.

2. 한국인을 불행하게 하는 데 드리워진 2개의 먹구름: ‘立身揚名’ 정치행정 시스템과 국민의 ‘否定’의 마음 우리나라의 가장 절실하고 문제는 국민통합이다.

그런데도 이념, 지역, 세대, 계층 간에 첨예하게 맞서 있다.

정치는 정책 대결이 아닌 감정 대결의 세력 싸움이다.

앙칼진 법무부 장관과 황소 같은 검찰 총장은 이판사판 엎어 불고 저서 불 태세다.

지금 한국 사회에 드리워진 먹구름은 시대적으로 어려워진 국제경제 환경이라는 ‘天時’의 문제,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보다 더 근원적인 어려움은 사람의 마음의 문제 즉 ‘人和’의 문제다.

우리 국민은 戰亂의 장막을 뚫고 가난을 극복해오면서, 한국인의 숭고한 미덕이었고 오늘 날 더욱 요구되는 ‘弘益’의 정신을 많이 잃었다.

대신 物神의 욕망에 과도하게 물들었고, 자기보전·自己愛가 지나치게 강해졌다. 他人愛는 가물어졌다.

성공에의 집념이 강해진 것 까지는 괜찮았는데, 고집과 아집이 똘똘 뭉친 닫힌 사회가 되었다.

분파주의 파당의식 자기현시는 다시 살아났고 희생과 배려 양보 공감은, 조금 영리하지 못하거나 덜 떨어진 사람들이나 소중하게 여기는 짓이 되었다.

맑고 선하고 착한 사람들이 살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많은 한국인은 자신들을 지나치게 불행하게 생각한다. 한 나절의 꿈에 불과한 출세에 자신은 물론 자식들의 인생까지 건다.

그러다 보니 여유가 없고 인생을 즐길 줄을 모른다.

宜當 추구하여야 할 행복한 삶을 사치로 여기는 지도 모른다.

한강의 기적을 낳았던 한국인의 악착같음과 근면성은 오늘 한국인을 불행하게 하는 양 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갈등 요인을 잘 해소하고 승화하여 나라가 동방의 등불이 되게 하는 것은 정치와 행정에게 주어진 상당한 몫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정치와 행정은 C학점을 주기가 어렵다.

한국인이 가장 잘 할 수도 있는 정치와 행정에서 C학점을 맞고 있으니 한국의 미래에 생명의 빛이 밝게 드리울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다른 분야는 나라를 걱정하는 憂國 衷情의 전문가들이나 참 된 정치인들로부터 적절한 연구와 깊은 고민이 토로되는 글이 나올 것으로 본다.

나는 행정으로 25년 가까이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국가의 녹을 받아 자식들 대학교육까지 시키며 산 사람이다.

한국의 행정은 3류다. 정치와 비등비등하게 못한다.

정말 속이 상한다.

앞으로 몇 번의 글로 한국 행정이 갖고 있는 약점의 급소를 밝혀보겠다.

그들은 도대체 무슨 덫에 갇혀 대한민국을 비상시키는 날개가 되지 못하고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일까.

밤 낮 싸움질이나 하고 있는 정치인과 더불어, 21세기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새가 훨훨 날을 수 있는 준비조차 못 하게 하는 골치 덩어리요 미련퉁이, 미럭둥이가 되고 있는 것일까.

자신의 약점은 자기가 가장 잘 안다.

행정의 약점은 행정을 했던 사람이 가장 잘 안다.

불행히도 한국의 행정인은 자신의 약점과 잘못을 진정으로 고백하지 않는다.

진짜 나라를 사랑하는 행정을 안 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자신의 친정집은 끝까지 보호하겠다는 미덕일 수도 있지만, 행여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까 염려하는 보신주의 때문이라고 본다.

솔직하고 겸허한 반성이 전제되지 않는 한 발전은 없다.

우리나라는 ‘官’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이다.

관료국가라는 일본보다도 더, 관의 영향력과 힘이 세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치는 내 논 자식이니까 그런다 치고, 행정· 공직·관이 잘 봐주어야 3류 C학점 인생이어서야 되겠는가.

행정이 牧民으로 나라발전을 선도하기는커녕, 가장 갑갑하고 답답한 인간들이 득실거리고 자신들만 편하게 사는 땅으로 평판이 굳어지고 있다.

행정이 과연 국가발전의 동력이 되어 국민행복을 증진하는 제 몫을 할 수 있는 길은 있는 것일까?

물봉의 다음 글은 이런 문제의식을 토대로 행정 현장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행정의 환부를 도려내는 매스를 한번 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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