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조 대표(사실과 과학)

《광역자치단체장이 자기 지지층을 끌어모으고 언론 관계를 잘 하여 일을 하는 척 보이는 것과 지역 발전을 촉진하고 주민의 실질적 행복을 증대하는 일과는 별걔인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사회주의 체제도 아닌 자본주의 국가에서 공공이 직접 시장 개척과 생산활동에 나선 매우 특이한 사업이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20만 평 가까운 부지 제공 등 온갖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자동차 시장에서는 이미 한물간 소형 SUV를 년 10만 대 규모로 생산하기 위해 노사정이 싸우지 말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날마다 다짐하고 있다.

2021년 후부터는 연간 자동차를 10만 대씩 생산한다는 광주형일자리사업은 경제 지진아로 낙인찍힌 문재인 정권의 비벼보는 언덕으로서 그들의 급한 실적 과시 욕구와 딱 맞아떨어졌다.

대통령도 첫 삽을 뜨는 자리에 참석하고 예산 지원 등도 서두르며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며칠 전에는 정부의 상생형 일자리 만들기 1호로 지정되었다고 지역 언론은 호들갑을 떨고 사방팔방에 경축 플랭카드를 써 붙이고 있다.

국비는 얼마나 줄지 아직은 모르지만 우선 급한 돈으로 150억 원 이상 쏟아붓고 본다.

광주광역시도 전국 최하위 재정 자립도에도 불구하고 생산직 직원들의 주택마련 육아지원 등 온갖 혜택을 주어 기술력 있는 자동차 제조 노동인력 흡수에 나서고 있다.

사업 추진체는 참으로 성격이 애매모호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라는 법인이다.

지역 대학의 졸업생들 중 취업이 안 된 청년들에게는 희구하는 직장이 되고 있고, 직원 채용에 시민들의 온 관심이 쏠리고 있다.

GGM의 대표는 광주시장 2선과 산자 위원장을 지낸 70대 노정객 박광태 (전)광주시장이다.

박 (전)시장은 굳이 이 자리를 맡으려고 안 했으나, 평소 박 (전)시장을 자신의 지지세력의 한 축으로 판단한 이용섭 현 시장이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하자 맡아달라고 간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광태 (전)시장은 자동차 산업의 속사정을 아는 바도 없고 부인께서 동대문운동장 옆에서 비빔밥 식당을 운영할 때 거들어 준 것을 빼고는 기업에 큰 소리만 쳤지 특별히 기업 경영을 해 본 경험도 없다.

나의 면식으로는 열정이 있고 추진력이 좀 있는 편인 강점은 있으나, 그가 매우 치열한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뚜렷한 경영성과를 낸다는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나는 만나본 수많은 자동차계 인사 중 광주형일자리사업으로 SUV 소형 자동차 10만 대 생산을 긍정적으로나 낙관적으로 전망한 인사를 만나본 적이 없다.

그것은 SUV 자동차를 생산해봤자 팔 데가 없는 한국 자동차 시장의 현주소 때문이다.

비슷한 차를 생산하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도 SUV 차의 재고만 쌓여가고 있다.

기업에서는 못 하겠지만, 한국에서 공적 자금 투입은 정치적으로 곧잘 결정된다.

또 GGM은 공적 기관도 사기업도 아닌 짬뽕형 묘한 법인 형태다. 실패 시 책임을 누가 진다는 것인지 알 수도 없다.

원래부터 광주형일자리 자동차 생산이 쇼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사업이 되려면 밤낮 관심의 초점이었던 노사정 타협은 필요조건의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실제 관건은 생산된 자동차를 팔 수 있느냐에 있었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인 마케팅에 관해서는 진짜 모르는지, 골치 아프니 꺼내지 말자는 것인지,

몇 년 후인데 뭣하러 걱정하느냐는 것인지, 관용으로 팔겠다는 것인지 어느 누구도 진정한 고민이 없다.

광주시장 선거의 전략적 카드로 뽑아 들었던 광주형일자리사업의 주인공 윤장현 (전)시장은 제주도에 가 있다.

광주발전에 별 고민도 없었고 자치단체 발전 전략 마련에는 젬병인 현 이용섭 시장도 고민은 했겠지만, 자신의 정치 가도에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이 카드를 밀고 있고, 광주형일자리사업의 속내를 모르는 광주시민들이나 관에 길들여진 언론은 환호의 박수를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내가 볼 때는 광주형 일자리 정책, 이것은 시장이나 한자리 맡은 자들 자신의 단기 인기 전술 정책이지 10년 이상을 내다보며 지역의 발전에 응답하는 정책이 아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자치단체형 일자리사업을 맨 처음 정략적으로 꺼낸 광주시는 세월이 흐를수록 진퇴양난에 빠질 가능성이 많은 반면, 광주형일자리사업을 벤치마킹한 울산이나 경산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가장 큰 이유는 종목 선택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진정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경제의 원리를 철저히 따르지 않고, 정치적 계산이 눈에 어른거려 뽑아든 지역 경제 발전카드는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음을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증명해 보이고 말 것이다.

신광조 대표(사실과 과학)

저작권자 © 뉴스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