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을 터득했다’는 의미의 ‘해득(解得)’ 보다는 남들도 쉽게 알 수 있는 ‘이해(理解)’라는 표현이 더 낫지 않을까요? 굳이 법령에서 조차 이런 단어를 쓸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광주 남구(구청장 김병내)는 조례와 규칙 등 자치법규 및 행정 분야에서 우리말 사용을 높이고, 국어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 자치법규상 어려운 한자어를 정비하기로 했다.

남구는 25일 “주민들이 자치법규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지 않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비 대상은 보다 쉽게 널리 사용되고 있는 단어가 있음에도 불필요하게 관행상 자치법규에 사용해 오고 있는 한자어 표기들이다.

현재 법제처에서는 알기 쉬운 법령기준에 따라 ‘해득(解得)’을 비롯해 기간이 지나거나 넘어감을 의미하는 ‘도과(徒過)’, 미리를 뜻하는 ‘미연(未然)’ 등 27개 단어를 정비 대상 한자어로 선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구는 이달 말까지 남구청 각종 조례 및 규칙을 대상으로 어려운 한자어 표기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 정비 대상을 확정할 방침이다.

남구청 각종 조례 및 규칙 가운데 정비 대상에 오른 자치법규는 광주광역시 남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를 비롯해 재무회계 규칙, 남구 포상 조례, 남구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제빙 책임에 관한 조례 등 9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조례에는 ‘미연(未然)’을 포함해 ‘도말(塗抹)’, ‘앙양(昂揚)’, ‘이환(罹患)’, ‘진달(進達)’ 등 어려운 한자어 표기가 사용되고 있으며, 남구는 해당 한자어 표기를 각각 ‘미리’, ‘드높이다’ 또는 ‘북돋우다’, ‘(질병에) 걸리다’, ‘전달’ 등의 순화어로 정비할 방침이다.

남구 관계자는 “이해하기 힘든 한자어 표기를 순화된 우리말로 바꿔 국어 발전의 걸림돌을 없애고, 주민들의 국어 활용 능력 향상과 국어 발전 및 보전을 위해 행정기관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자치법규상 한자어 표기는 내년에 일괄 개정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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