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우리말 순화운동 적극 펼쳐야

최경환의원

‘짬뽕(ちゃんぽん)’이나 ‘잉꼬(いんこ-)부부’가 일본어 잔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무심코 써 왔던 일본식 용어가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 잡고 있지만, 정작 우리말 순화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국립국어원의 역할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대안정치연대 최경환 의원(광주 북구을,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국어원이 우리말 순화를 위해 ‘말다듬기위원회’를 운영하고, 알기 쉬운 행정용어 발간, 다듬은 말 홍보 등 ‘우리말 다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일본어 잔재 순화에는 크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말다듬기위원회’에서는 2004년부터 올해까지 총 408개의 ‘순화 및 표준화 대상어’를 정리했는데 이 중 일본식 잔재어는 ‘세고시(뼈째회)’, ‘코스프레(분장놀이)’, ‘지리(맑은탕)’ 등 8개에 불과하다.

‘가오(체면)’, 모치(찹살떡), ‘쓰키다시(곁들이 안주)’, ‘엔코(떨어짐)’ 등과 같이 우리가 알면서 쓰는 용어도 많지만, “점심식사로 짬뽕과 자장면을 시켜 먹었다” 라고 할 때 ‘짬뽕(초마면)’이 일본어에서 온 용어라고 생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잉꼬부부(원앙부부)’, ‘단도리(채비)’, ‘소보로빵(곰보빵)’, ‘오지(두메산골)’, ‘유도리(융통)’ 등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써온 용어들도 상당수다.

이러한 일본식 용어는 행정용어와 특정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공람(돌려봄)’, ‘감봉(봉급깍기)’, ‘공시(알림)’, ‘과세(세금)’, ‘건폐율(대지건물비율), 하청(아래도급) 등은 일본식 한자어에서 가져온 것이다.

특히 ‘국기 게양식’에 쓰는 ‘게양(올림)’은 시급히 순화되어야 할 용어이다. 감사(지도검사), 고참(선임), 망년회(송년회), 식비(밥값), 인계(넘겨줌), 인수(넘겨받음), 행선지(가는곳), 간식(새참), 견학(보고배우기), 고객(손님), 세대주(가구주), 승강장(타는곳), 노점(거리가게), 육교(구름다리) 등 우리 생활 속에서 순화시켜야 할 용어들이 부지기수다. 심지어 스포츠 중 야구 용어들도 도루, 병살, 사구 등 일본식 한자어가 대부분이다.

각 분야에 깊숙이 뿌리박고 있는 일본 잔재어를 우리말로 순화시키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보다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민적 운동으로 전개해 순화대상 용어들을 홍보하고 학교 교육에서부터 체계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

최경환 의원은 “말은 곧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다. 일본식 용어를 비롯한 서구어 등의 우리말 순화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며 “국립국어원은 일본식, 서구식 용어 등에 대한 국민 의식 조사 및 실태조사를 통해 우리말 순화운동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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