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한명도 경쟁 학교 교사로 뽑아··· 몬트레이한국학교 교사협의회, 학부모협의회 공관에 탄원서

▲ 사진은 조덕현 몬트레이한국학교 교장이 교사들에게 한국학교 교육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장면.[사진=샌프란시스코한국교육원]

[기사제공=월드코리안신문] 한인 약 5,000명이 있는 미국 서부 몬트레이에는 두 개의 한글학교가 있다. 몬트레이한국학교는 1994년 2월 설립됐고, 같은 해 8월 몬트레이제일한국학교(이하 제일한국학교)도 세워졌다. 몬트레이한국학교 학생 수는 약 60명, 제일한국학교 학생 수는 그 절반 수준이다. 몬트레이한국학교 학생들은 재외동포재단이 약 17만 달러를 지원하고 한인사회가 65만 달러를 모금해 문을 연 몬트레이한인회관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제일한국학교 학생들의 수업은 장로교회 내에서 이뤄진다. 두 학교는 약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몬트레이한국학교 이사회가 12월20일 제일한국학교 교감을 학교 신임 교장으로 선출했습니다.” 조덕현 몬트레이한국학교 교장이 12월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글학교가 봉사단체이긴 하지만, 몬트레인한국학교 이사회가 경쟁학교의 주요임원을 교장으로 임명하는 비상식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문제는 학부모들과 학교 교사들에게 사전에 전혀 통보하지 않았으며,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신임 교장 선출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지난 6년간 한국학교 교장으로 봉사한 조 교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사회는 현직 이사이기도 한 그를 이사회에 참석시키지 않은 채 회의를 열었다. 이사회가 미리 내정한 교장을 뽑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 교장은 “몬트레이한국학교 이사장이 새 이사진을 구성했다. 이사 중 한명은 제일한국학교 교사”라고도 지적했다.

그렇다면 몬트레이한국학교 이사장이 제일한국학교의 임원을 학교 교장으로 선출한 이유가 뭘까? 조 교장은 “몬트레이한국학교와 제일한국학교의 통합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교장은 이사장이 왜 통합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몬트레이한국학교 교사협의회(회장 김용석)와, 학부모협의회(회장 김금화)는 비상모임을 갖고 신임 교장 선출에 대해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교사협의회와 학부모협의회는 샌프란시스코 한국총영사관, 샌프란시스코교육원장,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에 탄원서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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