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광주의 유산 새롭게 읽는 시간

▲ ‘광주 경양방죽과 태봉산’ 자료집
[뉴스창]광주광역시립민속박물관은 잊혀져 가는 광주의 명소인 경양방죽과 태봉산에 대한 역사자원 조사를 바탕으로 ‘광주 경양방죽과 태봉산’ 자료집을 지난 4월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도시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경양방죽과 태봉산이 오랜 역사를 감춘 지 올해로 꼭 반세기 째다. 대다수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이들 유산은 이미 희미해져 가고 있다.

태봉산과 경양방죽이 지역민의 삶에서 상당히 유의미한 공간이었다는 사실은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관련 연구들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시립민속박물관은 그동안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연구에 치우친 상태에서 체계화하고 종합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보고 2016년 7월부터 광주 경양방죽과 태봉산에 대한 본격적인 자료조사에 들어갔다. 분야는 크게 역사, 지리, 민속 분야로 세분화하고 문헌조사 및 현장조사를 병행했다.

역사 분야는 공간의 유래와 풍수론, 관련 장소를 다룬 옛 문학 작품 등을 발굴해 내는 데 주력하고 광주읍지, 호남읍지 등 읍지류와 여지도서, 해동지도 등 지리지, 제호집, 죽음선생집 등 문집류에서 경양방죽과 태봉산의 오랜 기록을 되짚었다.

지리 분야는 일제강점기에서 근현대기에 이르는 시가도와 지적도 등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의 변천과정을 연구했다. 특히 1937년은 경양방죽의 1차 매립된 시기인데 당초 계획과 비교했을 때 축소 시행된 범위와 내력을 함께 살폈다. 경양방죽은 1968년에 이르러 완전한 매립으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시기를 달리한 지리 자료를 통해 경양방죽과 태봉산에 얽힌 굴곡진 여정을 더듬을 수 있었다.

민속분야는 문헌에 기록된 설화를 비롯하여 해당지역의 옛 경관과 경험을 기억하는 이들에 대한 면담조사로 이뤄졌다. 놀이와 여가의 공간으로서 경양방죽에 대한 생생한 기억에서부터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야기까지 담아냈다. 또한 뱀산으로 불릴 만큼 뱀이 많았다는 태봉산을 거쳐 학교 다니던 일화, 인근에서 놀던 일화를 비롯해 주변 지역에 무성했던 풍문들도 한 데 모았다.

이번 자료집은 기존 소개된 적 없는 관련 문헌자료와 사진자료 등이 새롭게 확충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또한 특히 잊혀진 공간에 온기를 더하는 많은 이들의 경험담이 자료집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 것도 성과다. 또한 기존 자료를 한 데 모아 종합하고 정리했다는 점에서 자료집 발간의 의의를 둘 수 있다.

조만호 광주시립민속박물관장은 “광주 경양방죽과 태봉산 자료집 발간은 잊혀져 가는 광주의 역사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담긴 자료다”며 “이러한 과정을 디딤돌 삼아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광주의 유산을 새롭게 읽어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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