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다산강좌, 강진살이에서 본 ‘강진 희망’ 주제로 -

1801년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으로 유배를 왔을 때 불행의 한 가운데에서도 ‘이제야 내가 겨를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생활동안 얻은 ‘희망의 겨를’은 18명의 제자들과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500여권을 저술하고 실학을 완성하는 토대가 됐다.

지난 20일 전남 강진 백련사 토굴에서 ‘새로운 겨를’인 ‘저녁이 있는 삶’을 얻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년여 동안 강진살이에서 느끼고 본, 강진의 희망을 주제로 강진아트홀 대강당에서 제255회 강진 다산 강좌 강사로 나서 군민들과 만났다.

평소 ‘강진은 어머니의 자궁같은 생명의 원천’이라고 말할 만큼 강진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손 전 대표는 2년여간 강진군민들의 생의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며 강진 사람들과 호흡했다. 다양한 행사에서 만났던 주민들의 웃음과 삶에서 본 강진 군민들이 간직한 남도 특유의 예향과 문화적 감수성, 낙관적 삶의 태도, 어려움을 극복하는 끈기에서 강진의 미래와 희망을 봤다고 전했다.

유배 온 학자 정약용을 따뜻한 마음으로 품었던 사의재 주모의 열린 마음과 다산을 스승으로 따랐던 제자들이 함께 집대성 해낸 다산 정약용의 실학사상에서 새로운 성찰을 했고 개혁의지를 높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강의중에 영랑시인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즉석에서 암송하고 결혼당시 교회에서 불렀던 ‘햇빛되게 하소서’를 열창해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강진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지난 70년대 강진 민주화운동의 본거지였던 강진읍교회를 수차례 방문했던 일, 경기도 지사 시절 경기도자엑스포와 강진청자축제간의 활발한 교류, 실학박물관을 지어 개관한 일을 꼽았다.

특히 다산실학을 경기도 중심사상으로 삼아 도정을 펼쳤다고 밝혔다. 사위도 강진사람이라고 깜짝 공개했다.

손 전 대표는 그동안 토굴에서 칩거 중인 와중에도 다양한 군민 행사에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며 함께하는 등 군민들과 걸음을 함께 해온 만큼 다산 강좌에는 많은 군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손 전 대표가 ‘만덕산을 하산한다’, ‘고별강연이 될 거 같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군민들이 앞 다퉈 손 전 대표를 보기 위해 강연장을 찾았다. 전국 각지에서 2천여명의 지지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도암에서 올라온 박덕현씨는 “손학규 전 대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강의가 될 거란 기대로 찾아 왔다. 지난 2년간 손 전 대표가 있음으로 강진은 많은 선물을 받았던 거 같다. 강진에 건넨 희망처럼 대한민국 온 곳곳에 꿈과 희망을 전하는 시발점이 되는 의미있는 다산강좌였다”고 말했다.

군민들도 뜻깊은 선물들을 준비했다. 강진군 문화관광해설사 이을미씨는 군민을 대표해 ‘강진애’와 평소 손 전 대표의 부인 이윤영여사가 애창하는 ‘목포의 눈물’을 열창했다. 수필가인 강진군의회 김명희 부의장은 손 전 대표가 즐겨 읊는 이육사의 ‘광야’를 낭독했다.

강진의 명인 이지호 각자장이 ‘수처작주’를 새긴 서각을, 서예가 윤봉전 선생이 ‘경세제민’이란 쓴 휘호를, 김충호 서양화가가 손 전 대표가 머문 토굴을 그린 그림을 전달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2017년은 다산선생이 경세유표 등을 저술한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다산선생이 목민심서 등 500여 권을 저술했지만, 해배 후 강진을 떠나 모든 저술을 총망라한 여유당전서를 완성했다”며 “엄혹한 시절 민주화 운동을 이끌고, 강진에서 희망의 씨앗을 뿌렸듯이 앞으로 더 나아가 큰 결실을 이루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경기고, 서울대를 나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경기지사, 보건복지부 장관, 통합민주당 공동 대표, 제14대, 제15대, 제16대,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평등부부상과 한국을 빛낸 CEO 글로벌 경영부문 대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 (생각의 나무),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새로운 사람들), ‘저녁이 있는 삶’(폴리케이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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