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봉수중 가장 온전한 상태로 보존

▲ 탄현 봉수 축조상태 세부
[뉴스창]전라북도는 최근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와 전주문화유산연구원 공동으로 실시한 지표조사를 통해 거의 온전한 상태로 보존돼 있는 삼국시대 봉수인 완주군 운주면‘탄현 봉수‘가 발견돼 학계의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탄현 봉수는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고당리 탄현(숯고개)의 서쪽 산줄기 정상부에 위치한다. 현재 봉수는 서쪽 석축 일부가 무너지기는 했지만, 거의 온전한 형태로 보존돼 있다. 봉수의 평면 형태는 (장)방형이며, 납작한 돌을 수직을 쌓아서 축조됐다. 잔존된 봉수의 규모는 길이 7m, 높이 2m 내외이다.

발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현 시점에서 봉수의 정확한 축조시기와 성격을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학계에서는 지표상에서 삼국시대 기와 편이 수습됐고, 고려·조선시대 문헌기록에 봉수에 대한 내용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삼국시대 축조·운영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80여개소의 봉수를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진 전북(장수)가야와의 관련성도 제기되고 있다.

봉수가 위치한 탄현(숯고개)은 삼국시대 전북지역 가야세력과 백제를 이어주는 최단 거리 교통로가 통과했던 전략적 요충지로서, 이 일대에는 다수의 산성과 봉수가 남아있다.

이 중 탄현 봉수는 완주-진안(금산)-장수를 잇는 봉수로의 시발점으로 백제의 동향을 살피기 위한 국경 방어체계의 일환으로 전북(장수)가야가 국력을 담아 축조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의 고토(古土)였던 논산 등에서 탄현 봉수와 연계된 봉수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를 방증해준다.

장수가야는 옛 가야 영역 중 유일하게 봉수가 확인되고 있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봉수만 80여 개소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봉수제는 문헌기록을 토대로 고려 의종 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일본서기‘에 따르면, 그보다 앞서 가야계 소국인 반파(伴跛)가 513년부터 515년까지 기문(己汶)땅(남원 운봉고원으로 비정)을 두고 백제와 전쟁을 치렀고, 이 과정에서 봉수를 운영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지금까지 반파에 대해서는 고령의 대가야라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지만, 봉수가 발견되는 유일한 가야세력이 전북(장수)가야라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관점에서의 재해석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전라북도는 우리나라 삼국시대 봉수가 유일하게 발견돼 이를 근거로 전북가야의 위상과 그 역동성을 세상에 알리고 후손들에게 전북가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지난해(2017년 11월) 남원·장수 경계지역인 봉화산 치재에 봉수왕국 전북가야 기념비를 건립했다.

군산대학교 곽장근 교수에 의하면, 완주 탄현봉수는 전북지역 가야세력과 백제의 국경에 위치해, 잔존상태가 매우 양호하기 때문에, 향후 체계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전북지역 가야세력의 강력한 국력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전북지역 삼국시대 봉수에 대한 발굴조사는 장수군·군산대학교박물관의 주도로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개소의 유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를 통해 가야 토기가 포함된 삼국시대 토기류가 출토됐으며, 봉수 기초부 석축 단시설과 외곽 석축시설 등이 확인됐다. 이는 현재까지 정식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유일한 삼국시대 봉수이며, 전북(장수)지역에 존재했던 가야세력에 의해 봉수가 운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라북도 김인태 문화체육관광국장은‘탄현봉수‘의 구조와 운영시기를 밝히기 위해 최근에 긴급발굴비를 문화재청에 신청했으며, 2018년 상반기 전라북도 기념물 지정 및 하반기 국가사적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